아이 이름을 정할 때 한 글자씩 뜻을 보고, 두 글자를 붙여 읽어보고, 획수도 맞춰봅니다. 거기까지는 다들 합니다. 그런데 성까지 붙여서 소리 내어 읽어보는 것을 빠뜨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홍수아는 좋은 이름입니다
秀(빼어날 수)와 亞(버금 아). 뜻도 좋고 획수도 맞고 소리도 부드럽습니다. 이름만 부르면 ‘수아’입니다.
그런데 홍(洪)씨 아이라면 홍수아가 됩니다. 성과 이름 첫 글자가 붙어서 ‘홍수’가 됩니다.
이건 낱글자를 봐도, 이름 두 글자를 봐도 안 잡힙니다. 성과 이름이 만나는 그 한 자리에서만 생깁니다. 글자가 나쁜 것이 아니라 이 성과 붙어서 생기는 일입니다.
같은 일이 이렇게도 생깁니다.
홍수아
겹치는 낱말 — '홍수'
노예준
겹치는 낱말 — '노예' 남에게 매여 부림을 당하는 사람
강도현
겹치는 낱말 — '강도' 폭력으로 남의 물건을 빼앗는 짓, 또는 그런 사람
변태윤
겹치는 낱말 — '변태' 정상이 아닌 성적 취향을 낮잡아 이르는 말
그래서 저희는 이런 이름을 빼야 할까요
점수를 깎아봤고, 목록 맨 아래로 밀어봤고, 따로 묶어서 접어봤습니다. 세 번 다 되돌렸습니다.
셋 다 같은 일이기 때문입니다 — 부모가 볼 기회를 저희가 대신 줄이는 것. 홍수아는 홍씨에게 실제로 가장 잘 맞는 이름일 수 있습니다. 그걸 저희가 ‘홍수’ 때문에 지워버리면, 더 안 맞는 이름을 위로 올리는 일이 됩니다.
그리고 어떤 분은 이미 알고 계십니다. 어떤 분은 개의치 않으십니다. 어떤 분은 처음 듣고 마음을 바꾸십니다. 셋 다 부모가 정할 일이지 저희가 정할 일이 아닙니다.
저희는 이렇게 합니다
빼지 않고, 접지 않고, 순서도 점수도 건드리지 않습니다. 그대로 목록에 두고 이름 아래에 무엇이 걸리는지만 적습니다. 그래서 걸리는 이름이 1위로 올라오기도 합니다 — 순위는 수리·소리·오행·뜻으로만 매기고 어감은 넣지 않기 때문입니다.
대신 왜 그런지까지 적습니다
‘홍수와 겹칩니다’라고만 하면 판단하실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세 가지를 함께 적습니다.
참고 · 성과 이름을 이어 읽으면 ‘홍수’와 음절이 겹칩니다. 이름 자체와는 별개라 순서와 점수는 그대로입니다.겹치는 자리 — 성 洪 + 秀 팰(수) 빼어날(수). 성을 빼고 이름만 부르면 ‘수아’입니다.
낱말의 뜻을 적는 이유는, 모르는 말이면 겹친다는 말만으로는 판단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유린’과 겹친다고만 하면 그 말을 모르는 분은 아무것도 정하실 수 없습니다.
어느 글자가 걸린 것인지를 적는 이유는 더 큽니다. 노(盧)씨에게 추천되는 이름 중 ‘노예’가 걸리는 것들은 전부 예(叡·銳)를 쓴 이름입니다. 叡는 밝고 슬기롭다는 뜻으로 이름에 즐겨 쓰는 글자입니다. 그 말을 안 해드리면 노씨 부모님은 좋은 글자 하나를 이유도 모르고 통째로 버리시게 됩니다.
무엇을 ‘걸린다’고 볼지는 저희 판단입니다
저희가 정리한 낱말은 107개입니다. 사전으로 가릴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고른 것이라, 목록과 기준을 계산 기준 페이지에 그대로 공개합니다.
경계는 이렇게 잡았습니다 — 해로운 말만 넣고 우스운 말은 넣지 않습니다. 실제로 만들어보면 오리·우유·황소·마늘·서늘 같은 것도 나옵니다. 우스울 수는 있어도 아이에게 해로운 말은 아니고, 이런 것까지 넣기 시작하면 유리·보리·서리 같은 멀쩡한 이름이 줄줄이 걸립니다. 무엇이 창피한지를 저희가 정하는 일이 되기 때문입니다.
저희가 못 잡는 것
이 방법은 붙어 있는 두 글자를 낱말 목록과 맞춰보는 것이 전부입니다. 그래서 다음은 잡지 못합니다.
- 연음 — 소리 나는 대로 이어지면서 생기는 말
- 동음이의 — 같은 소리인데 다른 뜻으로 읽히는 경우
- 받침 변화 — 받침이 넘어가며 만들어지는 말
- 새로 생기는 은어 — 목록에 없으면 걸리지 않습니다
마지막에는 직접 불러보세요
정하시기 전에 세 가지로 소리 내어 불러보시기를 권합니다. 성과 이름을 전부 이어서 한 번, 이름만 한 번, 그리고 아이 친구가 장난스럽게 부른다면 어떻게 부를지 한 번. 기계가 목록으로 잡는 것보다 이 세 번이 더 많이 걸러냅니다.
그래도 걸리는 것이 있다면, 그건 그것대로 알고 고르시는 것과 모르고 고르시는 것이 다릅니다. 저희가 하려는 일은 그 차이를 만드는 것까지입니다.